[베리타스알파=김해찬 기자] 2024정시 의약계열 모집단위 중 탐구 표점을 직접 반영하는 대학은 어디일까. 과학탐구 선택과목간 최대 표점차가 23점까지 나면서 2024수능의 탐구 영향력도 커질것으로 보인다. 6월모평 32점차보다는 줄었지만 지난 2년간 수능의 탐구 최대 표점차(2023 8점/2022 9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큰 수준이다. 정시에서 대부분의 대학은 백분위 또는 변환표점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가리지만, 일부 대학은 표점을 직접 반영한다. 과Ⅱ 응시 등을 통해 높은 표점을 취득한 경우 표점을 직접 반영하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이다.
킬러문항 배제 기조가 첫 반영된 9월 모평 결과 수능 수학 변별력이 줄어들것이라는 전망도 과탐 영향력 확대에 무게를 싣는다. 9월 모평 수학 만점자는 2520명으로, 작년 수능 934명보다 2.7배로 늘었다. 최고 표점도 지난해 수능 145점에 비해 1점 떨어졌다.
과Ⅱ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응시자와 표점이 모두 상승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올해 2만889명으로, 지난해보다 4900명 늘었다. 최고 표점은 지난해 수능 77점에서 9월모평 89점으로 12점 상승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과학탐구는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30% 이상 반영하기 때문에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과학탐구를 표준점수로 반영하는 대학은 II과목이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는 수능 실채점 결과까지 지켜봐야만 한다”고 전했다.
다만 수능에서도 탐구과목간 표점 격차가 유지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 수능 응시인원 중 과Ⅱ과목 응시인원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오히려 생각보다는 기대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수능에서는 6월모평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Ⅱ과목으로 유입된 인원이 서울대를 준비하기 위해 과Ⅱ를 하던 재수생이나 상위권 학생이 많아지면 그만큼 평균 점수도 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표점 최고점이 낮아진다. 과목간 점수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정시에서 의약계열 모집단위를 운영하는 대학 중 서울대 인제대 부산대 동아대 원광대 고신대 충남대 경성대 8개교가 탐구 표점을 직접 반영한다. 총 474명의 정원이다. 의대는 서울대 인제대 부산대 동아대 원광대 고신대 충남대 7개교가 해당되며, 총 229명을 선발한다. 약대의 경우 서울대 인제대 부산대 원광대 충남대 경성대 6개교에서 103명을 모집한다. 치대는 서울대 부산대 원광대 3개교 67명, 한의대는 원광대와 부산대에서 44명, 수의대는 서울대와 충남대에서 31명을 표점을 직접 반영 방식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최초 정시 요강 정원으로, 수시모집 충원 결과에 따라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발생할 시 최종 모집인원은 늘어날 수 있다. 8개교 중 서울대와 경성대의 경우 과Ⅱ 과목에 응시하면 가산점까지 부여해 표점 격차의 영향력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정시 요강 상 표점을 반영하더라도, 전국 최고 표점을 나눠 균질화 과정을 거치는 경우에는 집계하지 않았다. 균질화 과정을 거친다면 높은 표준점수의 강점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의약계열 모집단위를 운영하는 대학 중 건국대(글로컬) 경상국립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충북대 한림대 6개교가 해당된다.
대학의 정시 점수 산출 방법은 크게 표준점수, 백분위, 변환점수 3개 유형으로 나뉜다. 백분위는 수험생의 상대적인 수준을 가릴 수는 있지만, 과목별 난이도를 반영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변환점수의 경우 선택과목에 관계 없이 대학이 백분위에 따라 산출해 합격자를 가린다. 표점을 변환 없이 직접 반영하는 경우에만 어려운 시험에서 높게 받은 성적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셈이다.

<원광대 의대 22명, 약대 9명, 치대 32명, 한의대 39명.. 치대 한의대 인문 모집>
정시에서 탐구를 직접 반영하는 대학 중 원광대가 의약계열 104명을 모집, 정원이 가장 많다. 일반 단일 전형으로 나군에서만 의대 22명, 약대 9명, 치대 32명(자연28명/인문4명), 한의대 39명(34명/5명)을 모집한다. 8개교 중 유일하게 인문계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문계열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탐구 2과목 모두 사회에 응시해야 한다. 수학 과목 제한은 없다.
수능100%로 선발하며, 영역별 반영 비율은 국어 수학 탐구 각 28.6%, 영어 14.3%다.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에 따라 변환을 거치며, 한국사는 가산점 방식으로 반영된다. 영어는 1등급 100점, 이후 등급별 각 5점씩 감점하고 한국사는 1등급부터 5등급까지는 각 5점, 6등급 4점, 7등급 3점, 8등급 2점, 9등급 1점을 부여한다.
<서울대 의대 39명, 약대 치대 각 20명, 수의대 15명 모집.. 교과평가 반영>
서울대는 2024정시에서 원광대 다음으로 의약계열 정원이 많다. 일반과 지역균형 2개 전형을 운영한다. 모두 나군에서 모집하며, 의대 39명(일반29명/지균10명), 약대 20명(10명/10명), 치대 20명(10명/10명), 수의대 15명(일반) 총 94명을 선발한다.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은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 수능100%로 2배수를 정한 뒤, 2단계 1단계 80%와 교과평가 20%를 더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지역균형은 수능60%+교과평가40%의 일괄합산전형이다. 지균의 경우 고교별 최대 2명의 추천을 받은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약대를 제외한 모집단위에서는 인적성 합불 면접을 실시한다.
교과평가는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교과 이수현황, 교과 학업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만 반영한다. 모집단위 관련 학문 분야에 필요한 교과이수/학업수행의 충실도를 평가하고자 한다. 과목 이수 내용, 교과 성취도, 교과 학업 수행 내용 등을 평가한다. A B C의 3개 등급 절대평가 방식이다. 모집단위 학문 분야 관련 교과(목)을 진로/적성에 따라 이수하고 전 교과 성취도가 우수하며 교과별 수업에서 충실도가 나타난 경우 A등급을 부여한다.
수능 과목별 반영 비율은 일반과 지균이 동일하다. 수학이 40%로 가장 높고, 국어 33.3%, 탐구 26.7% 순이다. 영어와 한국사 모두 등급에 따라 변환을 거쳐 감점 방식으로 반영한다. 탐구의 경우 응시 과목 제한이 있다. 의약계열 공통으로 2과목 모두 과학에 응시해야 하며, 과Ⅱ에 응시할 시 과Ⅰ은 다른 과목을 응시해야한다. 과Ⅱ 1과목에 응시하면 3점, 2과목은 5점의 조정점수를 부여한다. 의대는 물Ⅰ 물Ⅱ 화Ⅰ 화Ⅱ 중 1개 이상의 과목에 응시해야하는 조건도 있다.
<부산대 의대 47명, 약대 24명, 치대 15명, 한의대 5명.. 탐구 반영 비율 30% ‘최고’>
부산대는 91명의 의약계열 학생을 표점 직접 반영 방식으로 선발한다. 지원자격에 제한이 없는 일반과 부산/울산/경남 출신 학생만 지원 가능한 지역인재 2개 전형이 있다. 의대 47명(일반25명/지역인재22명), 약대 24명(12명/12명), 치대 15명(5명/10명), 한의대 5명(지역인재)의 정원이다. 한의대만 가군에서 모집하며 이외 모집단위는 모두 나군이다.
면접과 교과 반영 없이 오직 수능 100%로 선발하며, 8개교 중 충남대와 함께 탐구 반영 비율이 30%로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어20%+수학30%+영어20%+탐구30%의 비중이다. 영어는 등급에 따라 변환 점수를 반영하며 한국사에도 등급별 가산점이 있다.
<충남대 의대 39명, 약대 18명, 수의대 16명.. 수학 반영 비율 45% ‘최고’>
충남대는 의대 약대 수의대 3개의 의약계열 모집단위를 운영한다. 모든 모집단위에서 일반과 지역인재로 나눠 학생을 선발한다. 지역인재는 충청권(대전/충남/충북/세종) 소재 고교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정원은 의대 39명(일반13명/지역인재26명), 약대 18명(5명/13명), 수의대 16명(12명/4명)으로 의대와 수의대는 가군에서, 약대는 나군에서 모집을 실시한다.
전형방법은 수능 100%다. 국어25%+수학 45%+탐구30%의 비중으로, 수학 반영 비율이 가장 크다. 탐구 반영 비율도 30%로 8개교 중 가장 높다.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에 따른 감점 방식으로 반영한다.
<인제대 의대 37명, 약대 12명.. 인적성 다중미니면접 반영>
인제대는 의대와 약대 2개 모집단위에서 일반과 지역인재 전형을 운영한다. 의대 37명(일반22명/지역인재15명), 약대 12명(6명/6명)의 정원이다. 8개교 중 서울대와 유이하게 다중미니면접을 실시, 합불에 반영한다. 수능 반영 방법은 국수영탐 각 25%다. 한국사는 필수응시해야하며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고신대 의대 26명, 경성대 약대 20명, 동아대 의대 19명 모집>
고신대 경성대 동아대 3개교는 각 1개의 의약계열 모집단위를 운영한다. 고신대 의대는 다군에서 일반과 지역인재 각 13명씩 총 26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수능 영역 비중은 수학과 영어 각 30%, 국어와 탐구 각 20%다.
경성대에서는 약대에서만 20명을 선발한다. 일반 단일 전형으로, 과Ⅱ 응시 1과목당 2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아대는 의대에서 19명을 모집한다. 일반 5명, 지역인재 14명의 정원이다. 경성대와 동아대 모두 국수영탐 각 25%를 더해 합격자를 가린다. 동아대는 한국사를 가산점으로 반영하지만, 경성대는 필수 응시만 요구하는 차이가 있다.
<인적성 다중미니면접 실시.. 서울대 인제대 2개교>
인적성 면접을 통해 합불을 가리는 곳은 서울대 인제대 2곳이다. 다중미니면접은 최근 의대 선발에서 각광받는 면접방식이다. 기존 면접실 1곳에서 진행되는 단발성 면접이 아닌, 소규모 면접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다. 소요시간은 일반면접 대비 긴 편이다. 일반면접은 짧으면 10분 내외에서 끝나는 반면, 다중미니면접은 ‘방’으로 불리는 여러 면접실을 순차적으로 돌며 진행하기 때문에 면접실 개수에 따라 길게는 1시간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다중미니면접에서 주로 활용되는 면접 형태 중 하나는 ‘상황 제시’다. 특정한 상황을 제시한 후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런 상황이 지원자에 닥친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을 묻는 경우다. 제시문을 읽고 생각할 일정 시간을 제공하고 면접을 제공하는 ‘제시문 분석’ 형태도 자주 활용된다.
다중미니면접은 수시 면접에서 주로 활용되지만 정시에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의대 입시에서 인성을 검증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의대는 환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며 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예비의사를 양성하는 곳이기에 여타 전공보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