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올 대입의 최대 변수는 초대형급 이슈인 ‘킬러문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6월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입시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갑작스러운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지시가 떨어지면서 올 수능 출제경향의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수위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이번 9월모평입니다.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를 처음 반영한 시험이어서 수험생들에겐 올해 수능 출제 경향을 예측해 볼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인 셈입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은 출제하지 않고 변별력을 갖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으니 이번 9월모평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커질 수밖에요.
전문가들은 이번 9월모평이 올해 대입의 성패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수험생들은 예고된 수능 킬러문항 배제로 발생할 변수 말고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킬러문항으로 인해 쉬운 수능을 기대하며 늘어난 역대 최대의 N수생, 출렁이는 과탐2 표점도 수능 판도를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올 수능 출제 방향으로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한 공정수능”을 지시했습니다. 입시업계에선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지면서 출제 난이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킬러문항이라는 용어 자체가 상위권의 변별력을 위해 어렵게 꼬아서 낸 문제를 뜻하는 말인데, 킬러문항을 없애고 변별력을 확보할 방안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상위권의 변별력을 유지하기 어려워 킬러문항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준킬러문항’ 여러 개를 내거나, 신유형의 문항이 출제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어찌됐건, 이번 9월모평에서는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으니 킬러문항이 출제되지 않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앞서 6월모평에서도 난이도 조절 실패로 사상초유 평가원장 사퇴와, 교육부 대입국장 경질 등의 선례가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9월모평에서의 킬러문항 유무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걱정인 건 변별력 확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쉽게 출제되면 상대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저하돼 또다른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특정 과목에서만 쉽게 출제돼 한쪽을 누르면 또다른 과목이 튀는 풍선효과도 예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국어는 쉽게 출제되고 수학은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학이 핵심 변별과목으로 부상한 지난해 수능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국어, 수학 영역의 변별력이 모두 하락한다면 상위권 이과 학생들은 과탐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앞서 입시업계에서는 쉬운 수능과 함께 N수생 역대급 증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9월모평 지원결과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번 9월모평에 접수한 N수생이 21.9%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습니다. 지난 6월모평도 의대열풍과 통합수능 학습효과 등의 영향으로 N수생 비율이 역대 최고치였는데, 이번 9월모평은 여기에 더해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으로 ̒쉬운 수능̓을 기대하는 N수생이 합류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실제 수능에서 N수생 규모는 35%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우려가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과 수험생들에겐 그간 학평 모평에서 들쭉날쭉했던 과탐Ⅱ 표점이 불안의 요소로 자리합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과학탐구 Ⅱ과목의 만점자 표준점수가 이례적으로 크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지구과학Ⅱ 98점, 화학Ⅱ 93점, 생명과학Ⅱ 90점, 물리학Ⅱ 86점으로 화학Ⅰ, 지구과학Ⅰ 각 71점, 물리학Ⅰ 69점, 생명과학Ⅰ 66점으로 Ⅰ과목과 Ⅱ과목간의 표점격차는 32점으로 벌어지는 등 지나친 점수차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5월학평부터 조짐을 보였습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발표한 실채점 분석결과에 의하면 과탐Ⅱ과목의 표점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표점 상한인 100점이 산출된 것이지요. 표점 100점은 국어와 수학에서 표점 200점이 산출된 것과 같은 의미로 역대급이라는 평입니다. 이는 모두 서울대가 올해부터 과탐Ⅱ 필수 응시 기준을 폐지하면서 우수 학생이 과탐Ⅰ로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발생한 이례적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와 평가원이 이번 9월모평에서 탐구 영역별/선택과목별 표점 격차를 어떻게 완화할지도 관심사입니다. 과탐은 통합형수능이후 의대와 첨단학과까지 겹쳐 상위권이 집중되는 자연계열 판도를 의미하는 만큼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수 없습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번 9월모평에 대해 킬러문항 배제가 첫 적용되는 시험이므로 이후 출제 패턴 변화에 따라 학습계획 변경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저작권자©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