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교육부가 자공고2.0 2차 공모에서 대전고 충남과 와부고 등 45개교를 추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1차 공모에서 40개교를 선정한데 이어 45개교가 추가되면서 전국 자공고2.0은 총 85개 체제가 됐다. 2차로 선정된 자공고2.0은 경기 지역이 18개교로 가장 많고, 이어 경북 전북 각 7개교, 대전 5개교, 전남 4개교, 경남 2개교, 충남 충북 각 1개교씩이다. 올해 9월 또는 내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자공고2.0은 과거 일반고와 큰 차이가 없어 실효성이 미미했던 자공고 제도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지역 명문고로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올해 다시 부활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올해 초 교육발전특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2009년 도입 당시 자공고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과감하게 규제 개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엔 자공고의 규제 개혁과 권한 이양을 통해 더 많은 자율을 부여하고 과감한 혁신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공고2.0은 학교당 5년간 매년 2억원을 지원한다. 교육과정 교사정원 등에 대한 규제를 자사고와 특목고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완화하고 개방형 교장공모제도 도입한다. 종전의 자율형 공립고와 달리 지자체뿐 아니라 대학 기업 등 지역의 여러 주체와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다만 자공고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실패로 돌아갔던 자공고가 규제 개혁을 통해 부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자공고는 이전에도 교장공모제 교사초빙 교육과정상 자율성 보장 등 자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자율성을 이미 부여했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자사고와 달리 ‘자공고인 줄도 몰랐던’ 경우가 허다했다. 초기 설계한 교육과정을 책임질 교장, 지자체 관계자, 교사진들이 5년이면 바뀌니 교육에 실효성이 있을 때까지 밀어붙일 힘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결국 자공고 실패의 원인은 교육의 연속성이 부족한 공립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자율성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학교단위에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해 운영하려면 책임자가 있어야 하는데, 자공고의 경우 장기적으로 책임을 질 담당자가 구조적으로 부재하다는 것이다.
자공고가 지역 명문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대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국내 교육 현실을 고려하면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선 지역 내에서도 대입이 충분히 대비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자공고1.0을 돌아봐도 수요자들 사이에서 지역 내 명문고로 꼽히면서 지역인재 유출을 막았다고 평가받는 ‘성공사례’는 충북 청원고와 파주 운정고, 대전고 충남고 와부고 등 결국 대입실적이 우수한 고교들이었다. 또다른 교육 전문가는 “국내 교육현실을 고려하면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선 지역 내에서도 대입이 충분히 대비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것이 기본 전제”라며 “결국 대입실적이 우수한 학교가 강력한 지역 명문고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공고 2.0 ‘85개교 체제’.. 17개교 조건부선정 ‘11월중 추가 확정’>
올해 새롭게 출범한 자공고2.0이 85개 체제로 확대됐다. 교육부는 자공고2.0 2차 공모에 64개교가 신청했고 45개교가 선정됐다고 23일 발표했다. 1~2차에 걸쳐 선정된 총 85개교는 협약기관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학교별 추진계획에 따라 20개교는 올해 9월부터, 25개교는 내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올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곳은 경기(고색고 백암고 성남고 안성여고 양주고 와부고 원곡고 청학고 판교고 함현고 현화고), 충북(괴산고), 전북(양현고 전주고 전주여고 전주솔내고 진안제일고), 전남(강진고 무안고 영광고)다.
내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곳은 대전(노은고 대전고 대전여고 송촌고 충남고), 경기(광주중앙고 김포고 덕정고 마송고 양주백석고 용인삼계고 포천고), 충남(논산여고), 전북(동산여고 김제여고), 전남(학평학다리고), 경북(경산고 봉화고 상주여고 안동고 영주제일고 율곡고 인동고), 경남(김해여고 마산고)다.
조건부로 선정된 곳들도 있다. 향후 운영계획서를 보완해 ‘자공고 선정위원회’의 추가 심의를 거쳐 11월 중 최종 선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영계획서에는 협약 내용의 구체화와 교육과정 편성 계획 등이 포함된다. 조건부로 선정된 학교는 경기(서해고 세마고 하성고 구리고 수리고 의정부고 의정부여고 저현고 전곡고), 세종(캠퍼스고(가칭)), 충북(음성고), 충남(대천고), 전북(한별고), 경북(울진고, 점촌고), 경남(김해가야고), 제주(대정여고)다.
자공고2.0은 학교당 5년간 매년 2억원(교육부-교육청 대응투자)을 지원받고, 교육혁신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자율성 부여 등 특례를 적용받는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교장공모제 실시, 교사 정원의 100%까지 초빙, 교사 추가 배정 허용 등 교육청의 인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학교와 기관이 협약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교육혁신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 교육발전특구와도 적극 연계할 수 있도록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하고, 교육모델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완화 수요도 적극 발굴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번 자공고2.0의 가장 큰 차별점은 지자체뿐 아니라 대학 기업 법인 등과 협약을 체결해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목고 자사고 수준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부여해 협약기관과 연계한 학교별 과목 신설, 운영도 허용한다. 무학년제 조기입학 조기졸업 등도 가능하고 지역 전문가 혹은 대학 교원과 협력 수업도 허용한다. 교육과정 자율화 범위를 확대 요청하면 추가 자율권도 부여할 수 있다.
단 학생 선발은 다소 제한된다. 학교가 소재한 광역단위로만 모집할 수 있고, 시/군/구 단위로 지역인재를 우선선발 할 수 있는 정도다. 평준화 지역의 경우 교육감 배정 방식, 비평준화 지역은 기존과 같이 학교장 선발 방식을 적용해 내신 성적 순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고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셈이다.
<‘네이버 카카오와 협약’ 기업과 손잡는 자공고2.0>
이번 자공고2.0과 손을 잡는 기업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기업이 나섰다. 경기 판교고는 AI/IT 관련 기업 다수가 입지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했다는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기업 연계 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과 협약해 AI/IT 분야 특화 교육을 위한 기업 전문가를 지원하고, 기업 현장 체험, SW관련 미래인재 육성과 관련 교과 개설 연구, 학생 진로를 지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3D게임 프로그래밍, AI와 미래사회, 데이터과학과 머신러닝, 정보과학 세미나 등 약 10개 과목 이상의 기업 연계형 교육과정을 추진한다. 기업 전문가와 연계해 전교생 1인1스터디그룹, 창의융합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도 운영한다. 교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씽크탱크 기업 nest4Next와 연계해 교사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한다.
경기 고색고는 지역 대학교인 경기대와 공동으로 ‘협약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전문 인력을 활용해 SW멘토링, 주제탐구 활동, 인문학 교실 등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4주간은 고교 교사의 수업, 12주간은 대학 전문가의 몰입형 수업이 진행되는 4+12 교육과정을 내세웠다.
충북 괴산고는 중원대 괴산군청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4자 협약을 맺는다. 괴산고의 경우 인구 소멸 위험 지역 내 유일한 공립 일반고로 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높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로컬 크리에이팅 교과를 개발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원대와는 대학 인프라를 활용한 실험 실습 중심 창의 연구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해서는 인문사회 특화 트랙, 보건과학 특화 트랙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1차 선정 40개교.. 운정고 청원고 등>
앞서 1차 공모에서는 40개교가 선정됐다. 강원 3개교(상동고 원주고 춘천고), 경기 2개교(군포중앙고 운정고), 경북 5개교(구미고 안동여고 울릉고 포항고 포항여고), 광주 5개교(광주고 광주제일고 상일여고 수완고 전남고), 대구 5개교(강동고 경북여고 군위고 다사고 포산고), 부산 2개교(경남고 부산장안고), 전남 11개교(광양고 나주고 남악고 도초고 매성고 목포고 봉황고 순천고 여수고 영암고 해남고), 충남 3개교(공주고 금산여고 대산고), 충북 4개교(제천제일고 청원고 청주고 충주고) 등이다.
40개교 가운데 눈길을 끄는 고교는 단연 충북 청원고와 파주 운정고다. 우수한 대입실적으로 이미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여기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힘입어 날개를 달 것이라는 게 교육계 전망이다. 충북 청원고는 가장 최근인 2024학년 대입에서 수시 11명, 정시 5명 등 총 16명이 서울대에 합격했고, 파주 운정고는 수시 6명, 정시 8명 등 총 14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이외 의대 진학 실적이 두드러지는 대구 포산고와 매년 꾸준히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는 충주고 역시 주목된다.
<‘실패작’ 자공고 흐름 뒤바뀔까.. 옥석가리리 필요>
다만 현재 85개까지 확정된 자공고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공고는 앞서 한 차례 실패로 끝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공고는 공립고이면서 교과운영의 자율성을 보장받는 학교 유형으로 2009년 도입됐다. 서울의 경우 교육소외 지역 학교들의 육성차원이었지만, 지방의 경우 과거 명문고들이 대거 선정됐다. 재단의 전입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자사고와 달리 국가가 예산을 지원한다는 차이였다. 다만 청원고와 충남고처럼 뚜렷한 대입실적을 내며 지역 명문고의 역할을 하는 자공고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일반고와 크게 다르지 않아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자공고에 대한 의미가 퇴색됐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자공고는 고교 다양화를 목표로 도입됐지만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점차 수가 줄어들다가 폐지 수순을 밟았었다. 그런 자공고가 올해 2.0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고 부활한 셈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재단을 주축으로 오랜 기간 교육 신념을 고집하며 연속성있는 교육 정책을 펼친 자사고와 비교하면 자공고의 경우 지자체의 산하에서 관리되는 만큼 교육 프로그램의 지속성은 부족하다. 더군다나 자사고의 경우 수요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곧바로 재정 악화로 이어져 폐지가 불가피한 반면 자공고의 경우 그렇지는 않아서 교사의 의지에 따라 운영 실태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수요자들은 100개에 달하는 자공고 가운데서도 운영의 묘를 살려 특목고나 자사고에 뒤지지 않는 수시실적을 내고 있는 몇몇 고교를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