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해찬 기자] 2024과고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다. 7일 전북/전남과고를 끝으로 전국 20개 과고가 발표한 최종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3.49대1로 나타났다. 1638명 모집에 5714명이 지원한 결과다. 지난해에는 동일한 규모 모집에 5739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 3.5대1을 기록했다. 지원자는 25명 줄었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절반씩 10개교가 하락하고 10개교가 올랐다.

하락한 학교는 한성(4.66대1), 대전동신(3.58대1), 충북(3.13대1), 부산일(2.9대1), 경남(2.89대1), 대구일(2.8대1), 창원(2.75대1), 경산(2.38대1), 부산(2.3대1), 전북(2.05대1)이다. 상승한 학교는 경기북(8.9대1), 세종(4.03대1), 인천(3.51대1), 제주(3.28대1), 인천진산(3.2대1), 울산(2.93대1), 충남(2.89대1), 전남(2.78대1), 강원(2.67대1), 경북(2.27대1)이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과고 경쟁률 하락을 6월 신입생 모집을 끝낸 영재학교의 경쟁률 하락과 연결된 흐름에서 보고 있다.  올해 의대 진학 제재 강화방안이 발표되면서 한국영재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의 경쟁률도 2023학년 6.21대1에서 2024학년 5.86대1로 이미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첨단학과가 다수 신설/증원되면서 이공계열 진출에 대한 선호가 유지, 하락효과가 일부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 전문가는 “지난해 통합형 수능 학습효과, 첨단학과 신설로 인해 경쟁률이 크게 오른 것과 비교해 올해는 첨단학과 확대와 같은 상승 요인과 의대 진학 제재 강화 등 하락 요인이 공존해 경쟁률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과고 최고 경쟁률은 경기북과고가 기록했다. 100명 모집에 890명이 지원하며 8.9대1로 마감했다. 두 번째로 높은 한성과고 경쟁률(4.66대1)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경기북과고와 한성과고에 이어 세종 4.03대1, 대전동신 3.58대1, 인천 3.51대1 순으로 톱5를 형성했다. 지난해 네번째로 경쟁률이 높았던 세종과고가 대전동신을 제치며 3위로 올라갔다. 인천과고도 6위에서 5위로 1계단 올라섰다. 지난해 5위였던 충북과고는 올해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 8위를 기록했다.

경기북과고의 경쟁률이 다른 19개 과고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건 중3 학생 수 대비 과고 정원이 적은 특수한 구조 때문이다. 광역 모집을 실시하는 과고는 거주지 인근 과고에만 지원할 수 있는데, 경기는 중3 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과고는 경기북 한 곳인 데다 정원도 100명으로 적다. 2023학년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경기의 과고 정원 1인당 학생 수는 1261명이다. 서울의 226명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20개교 정원내 3.49대1.. 10개교 ‘상승’ 10개교 ‘하락’>
20개 과고의 전체 경쟁률은 3.49대1이다. 지난해 3.5대1과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동일한 규모의 모집인원에 지원자가 전년 5739명보다 25명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경쟁률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대전동신이다. 대전동신과고의 경쟁률은 3.58대1로 지난해 4.19대1보다 크게 줄었다. 동일한 규모의 인원을 모집한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49명 줄었다.

지난해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것과 달리 올해 경쟁률이 소폭 하락한 배경으로는 의대 진학 제재 강화가 꼽힌다. 수학과 과학에 강점을 가지는 최상위권 학생들 중 의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의대 진학 제재를 가하는 과고를 택하는 학생이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개 과고는 의대 약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등 의약계열에 지원할 시 장학금을 환수하고 진로 진학 지도를 중단하는 등 진학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공계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경쟁률이 하락 폭이 작았던 것은 이공계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에서 4차 산업 관련 8개 일반학과, 5개 계약학과를 신설, 이공계열 진출 분야가 넓어졌다. 올해도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를 비롯해 지스트 DGIST UNIST 반도체 계약학과 등 다양한 첨단학과가 신설되면서 수험생의 과고 선호도가 유지돼 하락 효과가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3 학생 수가 올해 감소한 것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과고 소재 지역의 중3 학생 수는 42만6188명으로, 지난해 45만495명보다 2만4307명 줄었다. 과고 정원은 전년과 동일한 반면 입시 대상자인 중3 학생 수가 전년 대비 5.4% 줄어든 것이다.

<전형별 경쟁률.. 우선선발 9대1, 일반 3.81대1, 사회통합 2.15대1>
과고 전형은 크게 일반 사회통합 우선선발 3개 유형으로 나뉜다. 2022학년까지 일반과 사회통합 2개 유형만 있었으나 지난해 충북과고가 우선선발전형인 AI과학인재를 신설하며 세 가지로 늘었다. 충북과고의 AI과학인재는 과학 수학과 함께 정보역량을 겸비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전형으로, 불합격한 지원자는 일반 또는 사회통합 대상자로 전환해 심사한다. AI과학인재의 경쟁률은 9대1로, 지난해 7대1보다 늘었다. 3명 모집에 27명이 지원했다.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3.81대1로 나타났다. 20개 과고 1306명 모집에 4980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20개 과고의 지원자 4981명과 비교해 1명 줄었다. 일반 경쟁률도 경기북이 10.38대1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성(5.33대1), 세종(4.59대1), 대전동신(3.98대1), 인천(3.88대1), 울산(3.33대1), 인천진산(3.31대1), 충남(3.14대1), 부산일(3.14대1), 충북(3.08대1), 전남(3.02대1), 대구일(2.98대1), 경남(2.96대1), 창원(2.91대1), 강원(2.79대1), 제주(2.72대1), 부산(2.46대1), 경산(2.35대1), 경북(2.29대1), 전북(2.19대1)순이다.

사회통합 평균 경쟁률은 2.15대1이다. 지난해 2.24대1보다 경쟁률이 하락했다. 사회통합은 특정 지원자격을 만족해야 하는 만큼 지원자 풀이 정해져 있어 일반보다 변동의 폭이 크지 않다. 사회통합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과고(5.5대1)다. 이어 경기북(3대1), 인천진산(2.75대1), 경남(2.6대1), 경산(2.5대1), 강원(2.17대1), 경북(2.17대1), 창원(2.13대1), 대구일(2.06대1), 인천(2.06대1), 한성(2대1), 부산일(1.94대1), 대전동신(1.94대1), 충남(1.93대1), 전남(1.81대1), 세종(1.78대1), 충북(1.73대1), 부산(1.67대1), 전북(1.5대1), 울산(1.4대1) 순이다. 지난해보다 사회통합 경쟁률이 상승한 과고는 제주 인천진산 경남 경산 창원 인천 전남 세종 부산의 9개교, 하락한 과고는 경기북 강원 경북 대구일 한성 부산일 대전동신 충남 충북 전북 울산의 11개교다.

<경기북, 매년 경쟁률 1위인 이유는>
경기북과고가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은 중3 학생 수 대비 과고 정원이 적은 특수한 구조 때문이다. 다른 19개교와 비교해 독보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는 배경이다. 올해 경기북은 과고20개교의 평균 경쟁률 3.49대1을 훨씬 웃도는 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북과고(10.38대1)를 제외하면 일반전형에서 경쟁률 5대1을 넘긴 과고는 서울권의 한성과고(5.33대1)가 유일하다. 경기북과고는 2020학년 10.4대1, 2021학년 8.51대1, 2022학년 8.5대1, 2023학년 9.19대1로 일반전형에서 매년 압도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과고는 광역단위 모집을 실시하기 때문에 그해 지역 중3 학생 수가 고입자원이 된다. 교육통계서비스 학년별 학급/학생 수 자료를 보면 올해 경기 중3 학생 수는 12만6111명으로 과고 소재 지역 42만6188명의 29.6%를 차지한다. 경기 다음으로 많은 서울은 6만7933명(15.9%)으로 5만8178명 차이다. 중3 학생 수는 경기가 월등히 많지만 세종 한성의 2개 과고가 있는 서울과 달리 경기는 과고가 경기북 한 곳이다. 신입생 정원도 100명으로 한성(140명) 세종(160명)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고입 자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도 모집인원은 1개교 100명으로 부족해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역 내 과고 2개교를 보유한 지역과 비교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과고가 지역 내 2개교 있는 경남(3만1414명) 인천(2만6005명) 부산(2만4874명) 경북(2만1071명)의 중3 학생 수는 과고가 1개교뿐인 경기의 4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지역별 과고 정원 1인당 학생 수로 따지면 불균형이 확연히 드러난다. 경기의 중3 학생 수 12만6111명, 경기북과고 1인당 정원 100명으로 정원 1인당 학생 수는 1261명이나 된다. 반면 경기 다음으로 정원 1인당 학생 수가 많은 충남도 276명에 그친다. 정원 1인당 학생 수가 4배 이상 차이나는 셈이다.

<2024과고 입시, 수요자 배려 없는 행보에 ‘빈축’>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과고 입시의 ‘수요자 무시 행보’가 이어졌다. 원서 마감당일 경쟁률 발표를 하지 않은 과고가 절반 가까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동신의 경우 8월25일 원서접수를 마감 후 5일이 지난 후에야 지원 결과를 발표했다. 온라인 지원 시스템상 마감직후 경쟁률 확인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에게 정보공개를 미뤘다는 얘기다. 고입과 대입을 포함한 모든 입시에선 통상 마감당일 경쟁률로 표현되는 최종 접수결과를 공개한다. 대입의 경우 일부 서류 제출 마감은 하루이틀 정도 늦어지지만 경쟁률은 동일하게 원서 마감날 발표한다. 일부 대학은 접수기간 마감당일까지 실시간 경쟁률을 공개하기도 한다. 입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이유는 입시 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함께 수험생에게 최선의 편의 제공을 위해서다. 폐쇄적이고 행정편의적인 입시 운영은 수험생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 업계 한 전문가는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요자인 수험생이다. 어떤 이유든 경쟁률 발표를 미루는 건 수요자를 무시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경쟁률의 경우 내부적인 논의가 필요 없는 정보인데 즉각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이유가 더욱 없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원서를 넣고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는 가장 궁금한 정보일 수밖에 없다. 경쟁률 발표 지연은 수요자 친화적 입시 흐름에도 배치될 뿐 아니라 수요자를 무시한다고까지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서접수 이후 면담.. 1단계 합격자 발표 인천 인천진산 경남 9월27일>
원서접수가 끝나면 학교별 면담이 이어진다. 면담은 과고 입학전형의 특징이다. 지역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2단계 전형방법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동일하지만, 1단계에서 서류평가와 함께 실시하는 면담은 과고 입시에서만 존재한다.

올해는 전국 과고 20개교 중 15개교가 2단계 전형, 5개교가 3단계 전형을 진행한다. 3단계 전형을 운영하는 5개교는 인천/인천진산 경남 대전동신 창원과고다. 2단계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와 면담, 2단계 면접으로 구성되지만 3단계 전형은 서류평가와 면담을 분리해 진행하는 식이다. 1단계 서류전형에서는 학생부와 자소서, 내신 성적 등을 평가한다. 공통으로 반영되는 내신 성적은 통상 최근 3~4학기의 수학 과학 교과 성적을 반영한다. 다만 접수 후에도 내신 관리에 대한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원서접수는 1학기가 끝난 8~9월에 진행하지만, 2,3단계에서 3학년2학기 성적을 반영하는 과고도 있어 입시가 끝날 때까지 학교생활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서울권 세종/한성과고가 해당한다.

과고는 지원자와 소속 중학교 교사, 학교장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해 보다 면밀한 서류평가를 추구한다. 과고 내신 반영방법이 과거 석차 9등급제에서 현행 성취평가제로 바뀌면서 고입 변별력이 크게 하락하자 지원자의 과학영재로서의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해 면담을 강화한 것이다. 명칭은 다양하지만 크게 출석면담과 방문면담으로 나뉜다. 출석(소집)면담은 지원자가 과고에 출석하는 방식이며, 방문면담은 입학담당관이 지원자의 소속 중학교에 방문하는 방식이다. 시간상의 이유로 대부분의 과고가 지원자 전원에 출석면담을 실시하되 일부 방문면담을 병행한다.

3단계를 실시하는 인천 인천진산 경남이 9월27일 가장 먼저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다. 동일하게 면담 전 1단계 합격자를 선발하는 대전동신은 10월2일, 창원은 10월4일 발표 예정이다. 면접대상자 발표는 충남 충북 강원이 10월27일로 가장 빠르다. 부산 부산일이 11월22일로 가장 늦다. 최종 단계인 면접은 11월10일 충남 강원 충북을 필두로 11월27일 경남 창원 울산 부산 부산일까지 이어진다. 최종 합격자는 11월 말부터 공개된다. 11월24일 강원부터 시작해 12월8일 부산 부산일 발표를 마지막으로 2024년 과고 입시가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