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연세대가 올해 정시에 선택과목 제한을 폐지하고, 사탐/과탐에 동일한 가산점을 신설하면서 이과의 문과침공으로 입지가 좁아져 온 인문계의 ‘성지’로 급부상했다. 전형구조 자체도 수학 반영 비율이 낮아 이과가 문과침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인문계에도 사탐 가산점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쉬운 사탐, 어려운 과탐’ 구조에서 타 대학이 과탐Ⅱ 가산점을 적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난해 정시부터 사/과탐 통합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 데 이어, 사/과탐에 동일한 가산점을 부여하면서 유불리 해소를 넘어 인문계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올해 연대는 모집단위를 유형Ⅰ~Ⅳ로 구분하고 유형Ⅰ(인문)에 사탐 3% 가산점을, 유형Ⅱ(자연)에 과탐 3% 가산점을 부여한다. 유형Ⅲ(국제/통합/체능)과 유형Ⅳ(예능)는 별도 가산점이 없다. 지난해까지 적용하던 선택과목 제한도 폐지했다.

전문가들은 3% 가산점 제도가 중도탈락률 축소를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분석한다. 반수를 위한 자연계의 교차지원이 사실상 유리하지 않도록 전형을 설계해 뒀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선 높은 표점을 활용해 인문계로 교차지원 후 반수로 의약계열에 진학하지만, 연대입시는 통합변표와 3% 가산점 적용이 과탐에 유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인문계 모집단위의 수학 반영 비율도 낮다. 인문계가 국어와 사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해 두어 교차지원이 쉽지 않은 셈이다. 한 대형학원 입시전략팀장은 “사탐이 과탐에 비해 점수 취득이 쉬운데도 불구하고 사탐에 가산점까지 부여하고 어려운 과탐에도 동등한 가산점으로 평가해 과학을 선택할 요인이 줄었다. 재수해서 여전히 선택과목 제한을 두고 있는 의약계열이나 서울대 자연계를 진학할 학생이 아니라면 굳이 과탐을 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교차지원까지 생각하지 않고 ‘사탐런’을 하는 학생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사탐을 선택하더라도 의약계열을 비롯한 자연계 진학에 불이익이 없기 때문. 어려운 과탐 1등급 대신 사탐 1등급을 통해 과탐 가산점 없이도 사탐으로 자연계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정시 결과를 바탕으로 현 고2에서는 사탐런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연대 입학팀장은 “3% 가산 정책이 탐구 과목 간 허들을 일정 부분 주는 것은 맞다. 효과는 예측할 수 없으나 선언적인 효과로 충분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연세대는 올해 정시에서 정원내 기준(정원외 계약학과 포함) 1538명을 모집한다. 수시/정시 합산 인원인 3699명의 41.6%에 해당하며 지난해 1500명(41.3%)보다 38명 증가했다. 올해 정시 일반에서만 모집하는 광역모집단위인 상경대학의 상경계열(70명), 생명시스템대학의 생명과학부(20명)를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두 모집단위는 2학년 이후 모집단위에 설치된 학부/학과 중 1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상경계열은 경제학부와 응용통계학과 중 선택 가능하며 생명과학부는 시스템생물학과와 생화학과 중 선택 가능하다. 광역모집단위 신설 외에도 모집단위와 전형상 변화가 많다. 첨단학과 증원에 따른 인공지능융합대학 모집단위 신설과 명칭 변경, 구조 개편이 있다. 기존 컴퓨터과학과와 인공지능학과를 통합해 첨단컴퓨팅학부를 신설했다. 기존 IT융합공학과는 올해 IT융합공학전공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능형반도체전공은 신설했다. 한국사를 감점 반영하는 변화도 있다.

<1538명(41.6%) ‘소폭 확대’.. 지난해 수시이월 195명>
올해 정시 모집인원은 1538명으로, 지난해 요강상 모집인원 1500명보다 38명 증가했다. 기존에는 가군 모집만 실시했지만 올해 음악대학을 나군에서 모집하면서 가군 1418명(38.3%), 나군 120명(3.2%)으로 나눠 모집한다.

올해 신설 모집단위에 주목할 만하다. 광역모집단위인 상경계열은 70명을 모집하며 생명과학부는 20명을 모집한다. 첨단학과 증원에 따른 인공지능융합대학 신설 모집단위도 살펴봐야 한다. 통합/신설된 첨단컴퓨팅학부는 54명, 명칭이 변경된 IT융합공학전공은 5명, 신설된 지능형반도체전공은 15명을 모집한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모집단위는 경영학과로 152명을 모집한다. 지난해보다 12명 증가한 규모다. 이어 전기전자공학부 75명, 상경계열 70명, 첨단컴퓨팅학부 54명, 기계공학부 48명, 의예과 47명, 경제학부 42명, 신소재공학부 41명, 정치외교학과 39명, 행정학과 37명, 간호학과 36명, 영어영문학과 35명, 화공생명공학부 33명 순으로 30명 이상을 모집한다. 의약계열의 경우 의예과 47명과 더불어 치의예과가 26명을 모집하며 약학과는 12명을 모집한다.

요강상 1538명은 아직 수시이월 인원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임을 감안해야 한다. 정시 모집인원은 요강상 인원에 당해 수시에서 선발하지 않아 이월된 인원이 반영되면서 계획된 인원보다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대 수시이월 인원은 2021학년 192명, 2022학년 162명, 2023학년 136명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95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수시이월이 가장 많이 발생한 모집단위는 융합인문사회과학부로 82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다. 이어 융합과학공학부 28명, 전기전자공학부 15명, 컴퓨터과학과 10명으로 4개 모집단위가 이월인원 10명 이상을 기록했다. 의약계열의 경우 약학과에서 수시이월이 4명 발생했으며 치의예에서도 1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다. 의대 수시이월은 없었다.

<모집단위별 유형 구분 ‘Ⅰ~Ⅳ’.. 의예/국제 면접, 예체능 실기 반영, 그 외 ‘수능100%’>
올해 선택과목 제한 폐지, 가산점 신설 등 전형변화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기존 인문/자연/국제/통합/체능/예능 모집단위를 유형Ⅰ부터 Ⅳ까지 네 가지로 나누고 반영비율과 가산점을 달리했다. 유형Ⅰ은 인문, 유형Ⅱ는 자연, 유형Ⅲ는 국제/통합/체능, 유형Ⅳ는 예능으로 구분된다. 유형Ⅰ부터 Ⅲ은 수능에서 국어 수학(확통/미적/기하 중 택1) 영어 사탐/과탐 한국사를 반영하며 유형Ⅳ는 국어 영어 한국사 성적을 활용한다.

전형방법은 수능100% 일괄합산 전형과 면접 실시 단계별 전형, 실기 실시 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Ⅰ(인문) 유형Ⅱ(자연(의예 제외)) 유형Ⅲ(통합)는 수능100%로 일괄합산해 선발하며, 유형Ⅱ(의예)와 유형Ⅲ(국제)는 1단계에서 수능100%로 각 모집인원의 2.5배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수능90%+면접10%로 최종 선발한다. 유형Ⅲ(체능(체육교육))은 수능85%+실기10%+면접5%로 반영해 선발한다. 유형Ⅲ(체능(스포츠응용산업))은 수능85%+실기15%로 선발한다. 유형Ⅳ(예능)은 수능30%+실기70%로 선발한다.

의예과 면접은 현장 대면 면접과 현장 비대면 녹화 면접으로 구분된다. 대면 면접은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복수의 평가위원이 면접을 실시한다. 제시문을 바탕으로 의학 전공에 필요한 인/적성을 평가한다. 비대면 녹화 면접은 면접 당일 지원자가 현장에서 녹화한 영상을 복수의 평가위원이 평가한다. 제시문을 바탕으로 대학 수학에 필요한 기본 학업역량을 평가한다. 국제계열 면접평가는 현장 비대면 녹화 면접이다. 면접 당일 지원자가 현장에서 녹화한 영상을 복수의 평가위원이 평가한다. 영어 제시문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력과 의사소통능력 등을 평가한다. 체능계열의 경우 학과별로 실기평가 항목이 달라 요강을 참고해야 한다. 올해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실기평가 면제 신청 관련 변화도 있다.

- 수능 반영 방법.. ‘선택과목 제한 폐지’ ‘한국사 감점 반영’
올해 선택과목 제한을 폐지하면서 유형 Ⅳ을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에 대해 사탐/과탐 별도 지정과목은 없다. 단 탐구는 반드시 2개 과목을 응시해야 한다. 특히 과탐 선택 시에도 서로 다른 과목이 아닌, 같은 과목 조합도 가능하다. 탐구는 점수 산출 시 수능 성적표 상의 백분위를 활용한 통합 변환점수표를 적용한다.

한국사 반영 방법에도 변화가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사 배점을 두고 총점에 합산하는 방식을 활용해왔지만 올해부터는 한국사를 가산점 형태의 배점이 아닌, 감점 형태로 반영한다. 따라서 비율 반영되는 영역은 국어 수학(확통/미적/기하) 탐구(사회/과학) 영어다.

모집단위별 수능 반영방법을 살펴보면 유형Ⅰ(인문)은 국37.5%+수25%+탐25%+영12.5%로 반영한다. 선택과목 제한은 없지만 사탐 선택 시 변환점수의 3% 가산점이 추가된다. 유형Ⅱ(자연/의예)는 국22.2%+수33.3%+탐33.3%+영11.1%로 반영한다. 과탐 선택 시 3% 가산점이 부여된다. 유형Ⅲ(통합/국제/체능)은 국어와 수학을 각 33.3%, 탐구와 영어를 각 16.7%로 합산한다. 유형Ⅳ(예능)은 국66.6%+영33.3%로 반영한다. 탐구는 전 모집단위가 2과목을 택해야 한다.

영어는 등급별 점수를 부여하며 한국사는 감점 반영한다. 영어 등급별 점수는 1등급 100점, 2등급 95점, 3등급 87.5점, 4등급 75점, 5등급 60점, 6등급 40점, 7등급 25점, 8등급 12.5점, 9등급 5점 순으로 낮아진다. 올해부터 감점 반영하는 한국사의 경우 4등급까지는 감점이 없지만 5등급부터 0.2점씩 등급에 따라 차등 감점한다.

<원서접수 12월31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정시 원서접수는 12월31일 오전10시부터 내년 1월2일 오후5시까지 실시한다. 서류는 3일 오후5시까지 제출하면 된다. 실기평가의 경우 체능계열이 9일부터 11일, 예능계열이 15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다. 체능계열 면접평가는 11일에 진행한다. 2단계 평가 대상자는 12일에 발표한다. 의예과와 국제계열 면접은 14일에 실시한다.

최초 합격자는 2월7일 오후2시에 발표한다. 등록 기간은 10일부터 12일 오후4시까지다. 추가 합격자는 13일 오전8시부터 19일 오후6시까지 발표한다.

<2024입결.. 국수탐 백분위 70%컷 의예 99점, 치의예 98.25점, 약학 96.25점 ‘톱3’>
지난해 정시 수능전형 일반 입결에서 최종등록자 백분위 국수탐 70%컷 평균 기준 점수가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의예로 99점이었다. 이어 치의예 98.25점, 약학 96.25점 순으로 의약계열이 톱3다. 연대는 수능전형 일반에서 모집단위별 환산점수를 적용해 선발한다. 의예의 최종등록자 환산점수 70%컷은 677.48점으로 전년 668.91점보다 상승했다. 연대 정시 입결을 살필 땐 환산점수 총점 기준으로 선발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같은 대학임에도 환산점수 최고점(만점)이 다르면 모집단위별 비교가 불가능하다. 환산점수 최고점이 910점으로 낮은 의예의 70%컷이 677.48점으로, 최고점이 1010점인 응용통계의 737.62점보다 낮은 식이다. 의예 외 최고점이 1010점인 모집단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응용통계 737.62점, 치의예 736.08점, 경영 731.93점 순이다.

충원율은 시스템반도체공이 260%로 가장 높았다. 전년 160%로 가장 높았던 데서 더욱 상승했다. 인기 첨단계약학과인 만큼 자연계 최상위권에서 의대에 교차지원해 두고 미등록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25명 모집에 충원인원은 65명이었다. 충원율은 모집정원 대비 추가합격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추가합격인원을 모집인원으로 나눈 값이 충원율이다. 충원율 100%는 모집인원을 추가합격인원으로 한 바퀴 채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10명 모집에 충원율 100%라면 10명이 추가합격해서 예비번호 10번, 즉 전체 20등까지 합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약학 241.2%(모집 17명/추합 41명), 컴퓨터과학 205.7%(35명/72명) 순으로 200% 이상이자 충원율 톱3다. 경쟁률은 도시공이 16.21대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식품영양(인문) 10.5대1, 식품영양(자연) 8.33대1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