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서울대 신입생 중 248명이 1학기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는 7.2%이다. 21일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24학년 신입생 휴학 신청 현황’에 따르면 17일 기준 1학년 재적생 3467명 중 248명(7.2%)이 휴학을 신청했다. 3월8일 기준 신입생 2051명의 5.8%인 119명이 휴학을 신청한데서 3개월만에 무려 129명이 더 늘었다.
최고 학부인 서울대 휴학은 의대 재도전을 노린 반수 행렬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시 확대 방침으로 반수 문호가 열리고 의대 쏠림마저 심화하면서 반수를 택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대학과 달리 1학년1학기에도 최장 1년까지 휴학이 가능해 입학 후 바로 수능 재도전이 가능한 구조다. 올해는 의대 증원까지 겹치면서 2학기 휴학 역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근 5년새 추이를 살펴봐도 신입생의 반수 행렬은 심화하고 있다. 1학년 1학기 기준 휴학생 수는 2019학년 82명, 2020학년 109명, 2021학년 150명, 2022학년 214명, 2023학년 252명으로 매년 늘어왔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이다. 1,2학기 합산 규모로 살펴봐도 2019학년 168명, 2020학년 247명, 2021학년 259명, 2022학년 335명, 2023학년 418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신입생 휴학 비율이 12.2%로 역대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도한 의대 진학 열풍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이공계열 학과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해지기 때문이다. 휴학 뿐 아니라 자퇴 등 중도탈락 비율 역시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한 전문가는 “정시 확대 방침과 통합 수능 시행이 맞물리면서 의대 문호가 대폭 열린 이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의대라면 재도전하겠다는 학생이 많다.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년간 수능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낭비다. 첨단 산업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이공계열 인재들을 과학 분야로 이끌 만한 매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대 신입생 휴학 248명.. 3개월 새 129명 증가>
2024학년 서울대 1학년 1학기 휴학 신입생은 248명으로 전체 7.2%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8일 기준 119명에서 3개월 새 무려 129명 증가한 셈이다. 올해 1학기 휴학 인원은 지난해 252명과 비교해 4명 줄었지만 최근 서울대 신입생 휴학은 증가세다. 2019학년 82명, 2020학년 109명, 2021학년 150명, 2022학년 214명, 2023학년 252명으로 매년 늘어왔다. 올해는 의대증원이 확정되면서 2학기 휴학까지 합산해 휴학생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대 휴학은 의대를 포함한 의약계열 진학을 노린 이탈로 추정된다. 실제로 단과대학별 휴학 비율을 살펴봐도 톱4 모두 자연계열이다. 간호대가 25.4%(휴학 18명/재적 71명)으로 가장 높으며 이어 농업생명과학대 15.3%(51명/334명), 첨단융합학부 10.9%(25명/229명), 자연과학대 7.8%(22명/282명) 순으로 톱4이다. 서울대에 합격한 자연계 최상위권이 반수를 통한 의대 재도전으로 이탈하는 셈이다. 톱4에 이어 사범대가 7.7%(25명/326명)로 뒤를 잇는다. 이어 생활과학대 7.1%(8명/113명), 공대 6.9%(60명/873명), 약대 5.6%(4명/71명), 인문대 5.4%(16명/295명), 자유전공학부 3.8%(5명/131명), 사회과학대 2.6%(10명/389명), 수의대 2%(1명/51명), 경영대 1.3%(2명/152명), 음대 0.7%(1명/150명) 순이다.
전문가들은 서울대생의 이탈률 증가를 두고 의대 쏠림과 왜곡된 대입지형이 맞물린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 특성상 반수생들의 주요 대입 통로는 단연 정시 수능전형이며, 최근 정시가 확대된 상황인 만큼 무한 재도전이 쉬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가에 따르면 휴학/자퇴 비율은 정시 합격생을 중심으로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서울대는 다른 주요 대학들과 달리 1학년 1학기 휴학을 허용하는 특징이 있다. 자연계 최상위권에서 서울대 이공계열에 등록해두고 1학기부터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셈이다.
<반수 성공률 50% 수준.. “정시 합격생들의 휴학”>
문제는 반수 성공률 역시 높지 않다는 점이다. 휴학 인원 대비 자퇴 인원으로 반수 성공률을 따져보면 50%~60% 수준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휴학 후 자퇴까지 빠져나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휴학과 자퇴 현황을 비교해보면 반수 성공률이 그리 높지도 않다. 수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시 합격생들이 휴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수 성공률은 2021학년 62.2%(161명/259명), 2022학년 60.9%(204명/335명)으로 60%를 웃돌았으며 2023학년엔 52.6%(235명/447명)으로 낮아졌다. 2024대입을 노리고 휴학을 했지만 2024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출제되면서 반수에 성공한 학생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주로 정시 합격생들이 휴학/자퇴를 택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023학년 기준 전형별 자퇴현황을 살펴보면 수시 지균이 6.6%(자퇴 37명/정원 562명), 일반전형이 7.2%(101명/1408명)이지만 정시 일반은 14.4%(174명/1209명)으로 수시 지균의 2배를 웃돌았다. 정시 지균 역시 9.6%(13명/136명)으로 수시보다는 높은 자퇴율을 보였다.
교육 전문가들은 최고 학부인 서울대에 입학한 최상위권이 입시 굴레에 갇혀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악재라고 우려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맹목적인 의대 열풍의 부작용이다. 서울대에 입학할 만큼 우수한 학생들이 대입에 매몰되며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도 사회적 낭비이며, 본래부터 의대가 아닌 서울대에 뜻이 있던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