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해찬 기자] 고려대가 2024수시 제시문 면접 안내 영상을 지난달31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모의면접 사례와 함께 구체적인 고사 절차, 유의사항 등을 담았다. 모의면접 사례에서는 인문과 자연 각 3문항씩 6개 문항의 답변이 나온다. 문항별 긍부정 사례를 보여주고 해설을 제시해 올해 고대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에 관계없이 면접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제시문 숙지다. 제시문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뒤 제시문과 답변의 관계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답변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정돈해 제시하는 것도 긍정사례로 나왔다.
고려대는 올해 학업우수 계열적합 고른기회 3개 전형에서 제시문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시간에서 차이가 있다. 학업우수 고른기회는 준비 시간 12분과 면접 시간 6분이지만, 계열적합은 준비 시간 21분과 면접 시간 7분을 적용한다. 제시문 면접은 메모지를 제공해 준비 시간 중 작성한 답변을 참고하며 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

<고려대 제시문 면접.. 학업우수 계열적합 고른기회>
올해 고대 수시에서 제시문 기반 면접을 포함하는 전형은 학업우수 계열적합 고른기회로, 모두 단계별 전형이다. 학업우수는 1단계에서 서류100%로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70%+면접30%를 적용한다. 인문 수능최저가 올해 완화돼 자연과 동일하다. 국수영탐(1과목) 4개 등급합 8이내로 적용한다. 단, 의대는 국수영과(2과목 평균) 4개 등급합 5 이내, 스마트모빌리티 차세대통신 반도체공학은 국수영과(1과목) 4개 등급합 7이내다. 모두 한국사 4등급 이내를 추가로 달성해야 한다.
계열적합의 경우 1단계에서 서류100%로 5배수를 선발하는 점은 학업우수와 동일하다. 2단계에서 1단계50%+면접50%로 합산해 수능최저 적용 없이 최종 선발한다. 올해 면접 비중이 40%에서 50%로 확대된 변화가 있다. 학업우수는 학생의 학업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반면, 계열적합은 선발하고자 하는 계열별 학생의 적합성을 기준으로 하는 점이 다르다. 고른기회는 1단계 서류100%로 3배수를 정한 뒤 2단계에서 1단계70%+면접30%로 수능최저 적용 없이 최종 선발한다.
영상은 인문과 자연 각 3개의 예시 문항이 제시된다. 2018학년 모의면접문항을 고대 재학생이 응시, 영상으로 재구성한 내용을 활용했다. 영상에 게재된 제시문과 문항을 숙독한 후 스스로 준비한 답변과 영상 속 내용을 비교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 자연 3문항.. '다양성' 관련 과학 교과 제시문 출제
자연계열 면접은 3개 제시문과 3개 문항이 나왔다. 제시문(가)는 태양계의 구성 원소와 기원에 관한 설명문이다. 제시문(나)는 고분자의 정의와 특징에 대해, 제시문(다)는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을 통해 다양한 단백질로 생합성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항1은 제시문(가)(나)(다)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단어 혹은 개념을 말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긍정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두괄식으로 먼저 공통 키워드를 제시하고, 근거를 논리적으로 들어야 한다. 긍정사례의 경우 세가지 제시문 공통으로 해당하는 단어로 ‘다양성 또는 복잡성’을 선택해 설명했다. 제시문 모두 단순한 것에서 다양화, 복잡화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세 가지 제시문 모두를 활용해 답변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부정평가를 받은 사례는 제시문과 개념의 관계를 설명하지 못한 경우가 나왔다. 공통어를 ‘새로움’으로 뽑아냈지만 각 제시문과 ‘새로움’이라는 개념의 연관성을 논리적으로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사례다. 제시문을 그대로 읽으면서 답변하는 것도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는 점으로 지적됐다. 제시문의 내용을 완벽히 숙지한 뒤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항2는 고교 과학 교과과정에서 문항1에서 답변한 단어 혹은 개념을 나타내는 사례를 들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사례를 충분하게 제시하고 구체적 근거를 뒷받침한 경우 긍정평가를 받았다. 화학에서 이온결합 공유결합 등을 제시하거나, 생명과학에서 유전적 변이를 제시한 경우가 제시됐다. 제시문에 설명된 내용을 그대로 말하기보다는 교과과정을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례를 들 때는 답변을 잘 뒷받할 수 있는 근거를 고르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공통어와 예시의 연관성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앞서 답변한 ‘새로움’이라는 키워드와 ‘상리 공생관계’를 연결해 답변했지만, 그 연관성을 설명하지 못한 경우가 나왔다. 문제에서 요구한 바는 사례를 들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인 만큼 묻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항3은 문항1과 2에서 답한 내용과 반대되는 개념에 대해 사례를 들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긍정사례는 개념 ‘단순화’를 제시하고 핵분열을 예시로 들어 설명한 경우가 나왔다.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 침착한 태도로 또박또박 답변한 모습이 좋게 평가됐다.
부정평가를 받은 사례는 본인이 예시로 든 답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후속질문에도 답하지 못한 경우다. 지원자가 ‘종속체’ 개념을 꺼냈지만 제시문과의 관계에 대해 근거를 들지 못한 점, 자신감 없는 태도나 말끝을 흐린 점 등이 지적됐다. 머리를 만지거나 불안한 시선처리 등의 제스처는 면접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 인문 3문항.. '공감', '세계화' 관련 제시문 출제
인문계열 면접도 자연과 마찬가지로 3개 제시문과 3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제시문(가)는 왕이 죽음을 앞둔 소를 보고 풀어주라고 명령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제시문(나)는 공감의 어려움, 한계에 대한 설명이다. 제시문(다)는 세계화로 인해 각국의 상호연결성이 심화된 사례가 나온다.
문항1은 제시문(가)에서 왕의 마음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제시문에 나타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답변한 경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긍정 사례에서는 지원자가 왕의 마음에 해당하는 단어로 ‘공감’을 제시했다. 공감이 관찰과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라는 점을 들며 제시문 속 근거를 설명했다. 적절한 제스처 역시 긍정 요소로 꼽았다. 면접관과 적절한 수준으로 눈맞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비한 것을 보며 그대로 읽으면 자신감 없는 태도로 비추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해요'체와 같은 비격식체를 사용하는 경우 부정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말을 흐리는 것도 금물이다. 면접에서는 합쇼체로 답변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아무튼’, ‘그런’과 같은 특정 어구를 반복하는 습관이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항2는 제시문(나)의 관점에서 제시문(가)에 나타난 왕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시문(나)의 내용을 충분히 활용하고 논리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긍정사례로 제시된 지원자는 제시문(나)의 관점에 대해 ‘진정한 공감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지적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이 관점에서는 제시문(가)를 바라보면 왕의 연민이 일시적이고 우연적인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왕은 소의 죽음을 우연히 면해줬지만 소가 종의 틈을 바르는데 사용되는 제도나 관습 같은 근본적 문제를 바꾸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원자는 왕의 공감이 자기중심적인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왕의 행동은 스스로 “차마 볼 수 없다”고 표현하는 등 본인의 괴로움을 일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이다. 지원자는 개인적 차원의 공감과 행위도 중요하지만 한 사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적 공감에서 비롯된 제도적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에서 ‘제도적 개혁’이라는 결론을 끌어내 사고의 확장을 보여주는 점이 좋게 평가됐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경우로는 제시문(나)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경우가 나왔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지 못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점도 지적됐다. 제시문 숙독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제시문을 깊이 이해한 뒤 간결하고 자신 있는 태도로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끝을 흐리지 않고 적절한 크기와 속도로 답변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항3은 제시문(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자유롭게 제시하는 것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시문 요약, 해결 방법에 대한 지원자의 의견, 의견을 뒷받침하는 예시를 적절히 들어야 한다. 마지막에는 의견을 종합정리해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 완벽하거나 절대적인 답안은 없으므로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긍정사례에서 지원자는 제시문(다)가 세계화로 인해 각국의 상호연결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고 요약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위험요소를 해외로 이전한다 하더라도 세계화에 따라 위해가 본국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해결방법으로는 국제적 협약, 국제기구를 통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의견을 뒷받침하는 예시로 환경협약을 맺거나 국제적 감시기구를 설립하는 등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을 들었다. 최종적으로 “세계는 상호연결성이 과거보다 높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만 노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각 국가에서는 인류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윤리의식을 갖고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해결방안이 다소 비현실적이거나 논리적 근거가 불충분한 경우 부정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영상에서는 ‘제초제를 사용하는 국가의 물품 수입을 중단하는 것’, ‘제초제 사용을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 등 실현이 힘든 해결책이 나왔다. 답변을 구성할 때는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