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수학 1등급 ‘이과쏠림’..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교차지원 거세질 것”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023 수능 실채점 결과 올해 정시에서 서울대 일반전형으로 의예과에 지원하려면 국수탐 표점 기준 418점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톨릭대 의예, 성균관대 의예는 416점, 수도권 의예와 서울대 지균 치의예는 412점 등으로 자연계에서는 대체로 의약계열이 강세를 보인다. 인문계의 경우 서울대 자유전공이 406점으로 가장 높고, 서울대 경제 404점, 고려대 통계와 연세대 응용통계가 401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수능 실채점 분석자료를 6일 공개했다. 87개 고교 2만6000명의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연구회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수학 뿐 아니라 국어 1등급도 이과생이 휩쓸면서 교차지원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학 1등급 93.45%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했으며, 확률과통계는 6.55%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1등급 94.2%가 미적분과 기하 응시생이었다. 통상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면 이과생,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면 문과생으로 분류한다. 국어 영역 1등급 역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이 85.58%였다. 지난해 70.88%보다 15%p 가까이 오른 수치다. 언어와 매체도 이과생 선호도가 높은 과목이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장지환 교사(서울 배재고)는 “국수탐 표점 기준 330점을 올해 ‘인서울’ 선으로 봤을 때 340~350점대에서 미적분과 과탐을 고른 인원이 작년보다 월등히 늘었다”며 “인서울 경계선에 걸친 이과생들이 인문계 학과로의 교차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세한 자료는 서울교육청 쎈진학 프로그램에서 21일 공개되며, 앞으로도 수시이월인원, 점수대별 수시합격자 비율, 대학별 변환표준점수 등의 정보를 수집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연 서울대 의예 418점 ‘최고’>
연구회의 2023 수능 분석 결과 자연계열 정시 합격선은 국수탐(2과목) 표점 기준 △서울대 의예가 41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416점 가톨릭대 의예, 성균관대 의예 △412점 수도권 의예, 서울대 치대(지균) 순으로 톱3모두 의약계열이 강세를 보인다.
다음으로는 △406점 단국대(천) 의대, 계명대 의대 △404점 고려대 반도체, 연세대 반도체, 전국의대 △401점 건국대 수의, 전북대 치의, 원광대 한의, 가톨릭 약학, 동국대 약학, 서강대 컴공, 한양대 화공△398점 상지대 한의(자), 성균관 공학 △390점 목포대 약학, 우석대 약학, 순천대 약학 △386점 중앙대 기계공, 한양대 간호 △382점 시립대 건축, 경희대 한약 △378점 건국대 환경, 동국대 수학, 홍익대 기계 △374점 건국대 산림조경, 동국대 의생명 △348점 인서울 자연계열 모집단위 순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은 △서울대 자유전공이 406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대 경제 역시 404점으로 뒤를 이었다.이어 △401점 고려대 통계, 연세대 응용통계 △398점 서울대 지교, 상지대 한의(인) △390점 연세대 영문, 한양대 파이낸스경영, 성균관대 글경 △386점 서강대 사회과학, 이화여 초등교육 △382점 서강대 중국문화 △378점 건국대 응용통계, 동국대 경영 △374점 시립대 철학 △350점 인문계열 모집단위 인서울 순이다.
연구회는 “작년에 비해 인서울대학에 지원가능한 중상위권에서 이과 고득점 학생수가 더욱 늘었다. 특히 서울지역 대학 끝선으로 예측되는 340~350점의 국미기과 인원이 특히 많이 증가함에 따라 이 구간에서 이과학생들의 인문모집단위로의 지원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회가 공개한 의약계열 배치표의 경우 의대의 경우 나군에서 30명을 모집하는 △서울대 의예가 국수탐표점 418점으로 가장 높다. 이어 △417점 서울대 지균(10명)이 뒤를 이었다. △416점 가군 연세대 (44명) △415점 가군 성균관대(15명)와 가톨릭대(37명) △414점 가군 고려대 의대(25명) △413점 가군 울산대 의대 10명, 나군 경희대 의예 44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의약계열 지원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은 연구회가 공개한 의약치한수의 군별 배치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과생, 수학 1등급 91.41%>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 최상위권은 주로 이과생이 점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 지난해보다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통합수능 유불리 학습효과로 인해 상위권 수험생의 특정과목 쏠림이 가속화하며 올해도 수학 1등급을 이과생이 ‘싹쓸이’했다. 수학 영역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93.45%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했다. 지난해에도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선택 수험생이 94.20%를 차지했다. 국어 영역 1등급 역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이 85.58%로 지난해 70.88%보다 15%p가까이 올랐다. 언어와 매체도 이과생 선호도가 높은 과목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23 수능 국어의 최고표준점수는 134점이다. 작년 국어 최고표준점수 149점보다 15점 낮은 점수로 올해 국어의 난도가 쉬었음을 나타낸다. 선택과목별로 최고표준점수를 살펴보면 언어와매체는 134점, 화법과 작문은 130점이다. 표본에서 국어 1등급 학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 비율은 85.58%로 2022수능의 70.88%보다 14.7%p 더 많았다. 이는 최상위 학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최고표준점수는 145점으로 작년 149점에 비해 4점이 하락했다. 하지만 미적분 만점 학생의 수는 2702명에서 934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연구회 관계자는 “작년 1~2개의 최고 난도 문제가 올해의 문제보다 어려웠지만, 정답을 구하기가 까다로운 문제가 3~5개의 문항 고루 출제되어 이를 모두 맞추기는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수학 등급별 국어 등급 분포를 살펴보면 작년에 비해 수학 성적과 국어 성적의 상관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수학 점수만으로 성급하게 지원을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적분 원점수 84점(표점 133점)의 경우 인원이 7566명이나 되기 때문에 5%가 넘는 백분위에도 1등급을 얻을 수 있다고 파악된다. 이에 따라 높은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최상위권 대학과 의예, 약학 등의 모집 단위의 수능 최저통과비율이 증가하고 수시이월인원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영어는 1등급 8% 내외 비율을 예측했던 것과 같이 7.83%로 나타났다. 1등급 비율은 작년에 비해 증가했으나 2, 3등급의 비율은 줄어들며 중상위 대학의 경우 예년 비해 영어 등급이 영향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탐구는 사회탐구의 경우 많은 학생이 선택하는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사회문화가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최고표준점수는 70점을 상회한다. 탐구 과목의 점수를 조정하는 변환표준점수에서도 사탐과 과탐의 점수 차는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는 “과탐에 응시한 이과 학생이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상위권 대학의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탐구의 변환표준점수 산출과 타 대학과의 비교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같은 수의 문제를 맞히더라도 탐구 조합에 따라 점수가 다르게 산출되는 만큼 대학별환산점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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