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한정현 기자]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주관한 6월 모평에서도 이과 '싹쓸이' 현상이 재현됐다. 수학 1등급 학생들의 선택과목 비율을 살펴보면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은 89.65%, 기하는 4.11%로 미적과 기하를 합산하면 93.76%에 달한다. 반면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통계는 6.23%에 그쳤다. 앞서 실시된 4월 학평 미적+기하 92.83%와 비교해 1등급 비율이 0.93%p 증가한 것이다. 6월 모평부터 재수생이 합류하면서 이과 '싹쓸이' 현상이 더욱 심화된 모양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월 모평 가채점 분석자료를 16일 공개했다. 전체 77개교(일반고65개/자사고12개) 1만9004명의 6월 모평 성적을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서울교육청에 등록된 교과교육연구회로, 고교교사와 교육청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연구회다. 진학지도 관련 연구와 직무연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수능 최상위 고교의 성적이 포함되어 있어 재수생까지 응시하는 수능에서의 경향성을 예측하기에 적합한 특성이 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 따르면 특히 6월 모평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격차는 지난해 수능 대비 2배로 벌어졌다. 미적 집단의 최고표점은 141점인 반면 확통은 135점에 불과해 6점의 격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수능의 미적/기하 최고표점은 147점, 확통은 144점으로 3점의 격차가 있었다. 국어에서도 언어와매체 최고표점은 147점인 반면. 화법과작문은 143점으로 4점 차이가 났다. 지난해 수능은 언매 149점, 화작 147점으로 2점 차이였다. 전반적으로 앞서 실시한 3/4월 학평보다 표점격차가 더 벌어진 양상이 나타나면서,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이 같은 격차를 좁히기는 커녕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 선택과목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것과 달리, 올해 6월모평에서도 통합수능의 구조적 문제인 문이과 유불리가 심화됐다. 지금이라도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방안 마련에 평가원이 나서야한다. 통합형 수능 첫해인 2022 정시 입결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미 정시는 수학 한줄세우기로 선발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황이다. 결국 입결의 학습효과로 인해 반수생까지 확대되면서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문제점은 훨씬 커지면서 2년째 애꿎은 수험생들만 피해자로 만들게 된다"고 비판했다.

문과생의 수능최저 미충족 사태와 더불어 정시에서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6월 모평 가채점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 대학 수능최저 충족비율을 따져보니 문이과생의 격차가 이전보다 두드러졌다. 고려대 학종 학업우수형 지원을 희망하는 문과 학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1.25%인 그친 반면, 교차지원한 이과생은 5.48%로 무려 5배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교차지원 없이 자연계에 지원할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은 8.61%로 집계돼 인문계와 약 8%p 격차가 났다. 정시 교차지원 역시 최근 공개되는 대학별 2022 정시입결과 6월모평의 학습효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합수능'의 구조적 문제로 나타나는 이과생의 수학 1등급 '싹쓸이'도 여전했다. 6월 모평에서 선택과목별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율은 미적과 기하를 합산하면 93.76%이다. 세부적으로는 미적 89.65%, 기하 4.11%다. 반면 확통은 6.23%에 그쳤다. 앞서 치른 4월 학평의 수학 1등급 비율을 참고하면 미적+기하 92.83%(미적 90.38%/기하 2.45%), 확통 7.17%로 였다. 4월 학평과 비교하면 미적 1등급 비율이 0.93%p 증가한 것이다. 교육청 주관으로 재학생만 시행했던 4월 학평과 달리,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평부터는 재수생이 합류하면서 미적 1등급 비율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2등급 비율도 미적+기하 합산 85.35%(83%/2.35%)를 기록하며 미적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확통은 14.65%를 기록했다. 3등급 역시 미적+기하 78.3%(75%/3.7%), 확통 21.7%이다. 4등급은 미적+기하 71.45%(65.64%/5.81%), 확통 28.55%다. 5등급은 미적+기하 52.44%(46.19%/6.25%)다. 확통은 47.55%를 기록해 처음으로 미적을 앞섰다. 

6등급부터 확통이 과반수다. 확통 67.89%, 미적+기하 32.11%(26.94%/5.17%)다. 7등급은 확통 78.19%, 미적+기하 21.81%(18%/4.01%), 8등급은 확통 85.15%, 미적+기하 14.84%(10.65%/4.19%)다. 9등급은 확통 88.85%, 미적+기하 11.15%(8.01%/4.81%)다. 

국어에서 언매의 1등급 비율은 91.45%로 나타났다. 화작은 8.55%다. 2등급 역시 언매 76.88%, 화작 23.12%로 언매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상대적으로 1,2등급 획득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모평에서는 문이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표점) 격차가 지난해 수능보다 더욱 벌어졌다. 미적 집단의 최고표점은 141점(원점수100점)인 반면 확통은 135점에 불과해 6점의 격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미적/기하의 최고표점은 147점, 확통은 144점으로 3점의 격차가 있었다. 올해 6월모평과 지난해 수능의 최고표점을 비교하면 격차가 2배 더 발생한 것이다. 

앞서 치른 3월 학평, 4월 학평의 실채점 결과와 6월 모평을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3월 학평에서 미적의 최고표점은 156점, 확통은 150~151점으로 나타나 5점에서 6점의 차이가 있었다. 4월 학평 역시 미적 153점, 확통 147점~148점을 기록하며 5점에서 6점의 차이가 있었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 주관 시험이었음에도, 교육청 주관 학평보다 모평에서 차이가 더 벌어져버린 양상이다. 

국어에서도 선택과목 간 표점 격차가 발생했다. 언어와매체 최고 표점은 147점인 반면. 화법과작문은 143점으로 4점 차이가 났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언매 149점, 화작 147점으로 2점 차이였다. 지난해 수능 표점 격차와 비교하면 2점 더 벌어진 것이다. 4월 학평과 비교해도 격차가 1점 더 벌어졌다. 4월 학평에서는 언매 129점, 화작 126점으로 3점의 차이가 있었다. 3월 학평은 언매 136~137점, 화작 131~132점으로 4점에서 6점 가량의 차이가 있었다. 

공통점수와 선택점수의 조합에 따라 같은 원점수에도 4~6점의 표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언매와 미적에서 한두 문제를 더 틀려도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과 같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1등이더라도 좀 더 어려운 영역에서 1등을 한 경우 표준점수가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회 관계자는 “지난해 경향과 같이 국어의 언매, 수학의 미적 점수가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선택과목의 조정원점수 산출 공식에 따라 올해도 언매 미적의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는 다른 과목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의 학습효과로 선택과목별 유불리 우려가 증폭되며 수학에서 미적을 택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6월 모평에서의 미적+기하 응시비율은 51.81%로 응시인원의 과반을 차지한다. 세부적으로는 확통 48.2%, 미적 47%, 기하 4.8%다. 올해 첫 모의고사였던 3월 학평에서는 확통 47%, 미적 48.3%, 기하 4.7%로 미적+기하 응시비율이 53%를 기록했지만 4월 학평에서는 확통 54.5%, 미적 41.1%, 기하 4.4%로 선택과목 쏠림이 잠시 주춤했다. 재수생까지 합류한 6월 모평에서는 다시 미적/기하 응시인원이 늘어난 모양새다. 

국어의 경우 선택과목 비율이 화작 54.11%, 언매 45.89%를 기록해 화작이 더 높게 나타났다. 각 교육청 발표 기준 3월 학평 화작 65.35%, 언매 34.65%, 4월 학평 화작 66.18%, 언매 33.82%를 기록하며 화작으로 쏠린 양상을 반영했다. 연구회 관계자는 "화작은 쉽게, 언매는 어렵게 출제되는 경향이 유지됨에 따라 원점수를 높이고자 화작으로의 이동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전했다. 

연구회가 집계한 전체 77개교 1만9004명의 6월 모평 성적 기준 희망대학의 수능최저 충족률을 보면 서울대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이과생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최저를 3년째 낮춘 서울대 지균의 경우 문과생의 인문계 모집단위 수능최저 충족률이 56.82%를 기록해 이과생의 자연계 모집단위 수능최저 충족률 26.95%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서울대 인문계열의 경우 정시에서 제2외국어를 필수로 응시해야해 지원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6월 모평부터 제2외국어를 선택해 응시함으로써 높은 충족률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자연계 모집단위의 경우 수능최저 기준에 과탐Ⅱ 과목 필수응시가 명시돼 있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난이도가 있는 과탐Ⅱ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과탐Ⅰ에 비해 난이도가 높고 응시인원은 적어 상위등급을 획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응시자가 해마다 줄어드는 배경을 감안해 서울대도 2024학년부터는 과탐Ⅱ 반영 폐지한다. 

대부분 상위대학에서는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이과생에 비해 현저히 낮다. 연대 학종 활동우수형전형에 지원할 경우 수학에서 확통, 탐구에서 사탐을 선택한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6.91%인 반면 미적/기하와 과탐을 선택한 이과생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할 경우 17.74%의 수능최저 충족률을 보였다. 약 3배의 격차다. 연대의 활동우수형 인문계 모집단위의 수능최저는 국 수 탐 탐 4개영역 중 국/수 1과목 포함 2개영역 등급합 4이내를 충족시켜야한다. 상대적으로 수학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과생들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과생이 자연계에 지원할 경우 23.87%로 인문계에 지원한 문과생보다 충족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자연계 수능최저가 국 수(미/기) 과탐 과탐 중 수학포함 2개영역 등급합 5이내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높은 수학성적을 발판삼아 상대적으로 쉽게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고대 학종 학업우수형에서도 문과생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1.25%인 반면, 교차지원한 이과생은 5.48%로 약 5배의 차이가 벌어진다. 고대 학업우수형 인문계 모집단위의 수능최저는 국 수 영 탐(2과목평균) 중 4개영역 등급합 7이내다. 문과생이 국 영 탐으로 수능최저를 충족시킨다고 가정하면 탐구영역 2과목 모두 높은 등급을 받아야하는 부담이 있는 반면, 이과생은 높은 수학점수를 바탕으로 국 수 탐(2과목평균), 국 수 영의 조합을 활용할 수 있어 수능최저 충족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과생이 교차지원 없이 자연계에 지원할 경우 수능최저 충족률은 8.61%로 인문계와 약 8% 격차가 벌어진다. 자연계 수능최저는 국 수(미/기) 영 과탐(2과목평균) 중 4개영역 등급합 8이내로 인문계보다 등급합이 더 낮기도 하다. 

연구회 관계자는 "3/4월 학평, 6월 모평 통계처리에 모두 참여한 43개교 학생 1만1000명의 영어 등급을 분석했을 때 1, 2등급의 합은 각 30.88%, 32.25%, 30.6%으로 6월 모평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영어가 수능최저 충족률에 높은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상위대의 6월 모평 수능최저 충족률은 영어가 비교적 쉽게 출제된 4월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연구회는 6월 모평 성적 기준 계열별 상위대학 합격선도 공개했다. 자연계의 경우 전국 의대 합격선은 원점수 273점, 백분위 98.58로 나타났다. 일명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대 고대는 260점(백분위 95.45)이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는 254점(93.63),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건국대는 245점(89.72)다.

인문계의 경우 서울대 연대 고대 합격선은 원점수 263점, 백분위 98.8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강대 성대 한대가 252점(97.26), 중대 경희대 시립대 외대 건대가 244점(95.6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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